임대차계약이 끝나가는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겠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하여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듣게 되는 것이 내용증명을 보내라는 것입니다.
내용증명은 무엇일까요? 내용증명은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누구에게 보냈는지를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우편 제도입니다. 내용증명 자체가 돈을 받아내는 힘은 없습니다. 다만 임대차보증금의 반환 문제에서는 그 문서를 언제, 어떻게 보냈는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계약이 언제 끝났는지를 두고 다투게 될 때, 내용증명이 그 시점을 증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내용증명을 보내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나요?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만으로 임대인이 주지 않고 있는 보증금을 강제로 받아올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내용증명을 받고도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보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내용증명이 증명해 주는 것
내용증명을 통해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것은 언제, 누가, 누구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지입니다. 같은 문서 세 통 중 한 통을 우체국이 보관하기 때문입니다.
- 증명되는 것 — 우리가 그 내용의 문서를 그날 보냈다는 사실
- 증명되지 않는 것 — 그 내용이 옳다는 것
내용증명에 썼다고 해서 주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강제력은 없는데 왜 보내나
- 계약이 언제 끝났는지를 두고 다툴 때 증거가 됩니다. 보증금 분쟁에서 실제로 자주 분쟁이 발생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임차인은 해지를 통지했다고 하고, 임대인은 그런 적이 없으니 임대차계약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이 다툼을 미리 막아 두는 것이 내용증명의 가장 큰 쓸모입니다.
- 상대의 태도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전화로 독촉할 때는 곧 준다고 넘기던 사람이 공식적인 어투로 쓰인 문서를 받고 나면 반응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나중에 청구할 손해의 범위를 넓힐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변호사 명의로 보내면 무엇이 다른가
같은 내용이라도 변호사 명의로 내용증명이 오면 임대인도 법률 절차가 시작되었다고 받아들여,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서에 들어가는 내용도 달라집니다. 아래에서 말씀드릴 특별손해 문구처럼, 지금 당장은 쓰이지 않지만 나중에 소송에서 필요해지는 내용을 미리 넣어 둡니다. 직접 쓰신 내용증명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것이 그런 대목입니다.
언제 보내야 하나
보증금을 못 받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때가 아니라, 계약을 끝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야 하는 시점에 보냅니다. 상황에 따라 그 시점이 다릅니다.
| 지금 상황 | 언제 보내나 | 근거 |
|---|---|---|
| 계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
| 이미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 언제든 가능. 다만 임대인이 받은 날부터 3개월 뒤에 효력 발생 | 같은 법 제6조의2 |
| 계약이 이미 끝났다 | 지체 없이 | — |
다만 현실적으로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쪽도 받는 쪽도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대인이 보증금을 주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일 때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뜻을 알려야 합니다. 이 통지를 하지 않으면 계약이 같은 조건으로 갱신된 것으로 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2개월 전보다 일찍 알리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법이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라는 기간을 두고 있는 것은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때이고, 임차인에게는 그런 제한이 없습니다.
말로 해도 효력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제때 알렸다는 증거가 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내는 문서를 임대차계약 해지 내용증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미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면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해지의 효력이 생깁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이사 날짜가 정해져 있다면 최소한 거기서 3개월을 역산해 보내야 합니다. 상담하다 보면 이 3개월을 모르고 이사에 임박하여 해지를 통지하셨다가, 이사 날짜를 다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된 분들을 자주 뵙습니다.

계약이 이미 끝났다면
지체 없이 보냅니다.
언제 보내든 달라지지 않는 것
위 기간 안에 보내신다면 언제 보내셔도 괜찮습니다. 내용증명을 일찍 보냈다고 이자가 붙는다거나, 먼저 보냈으니 더 유리해지거나 하는 것도 아닙니다. 위 기간만 주의하여 발송하시면 됩니다.
무엇을 적어야 하나

변호사가 아닌 일반인이 보증금 반환과 관련한 내용증명을 보낸다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문서를 전세보증금 반환 청구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반드시 들어갈 것
-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 주소
- 임대차계약의 표시 — 목적물 주소, 계약일, 기간
- 보증금 액수
- 계약이 끝났다는 사실 또는 해지하겠다는 의사
- 반환을 요구한다는 뜻과 기한
- 돌려받을 계좌
- 기한까지 반환되지 않으면 어떤 조치를 할 것이라는 경고
- 작성일과 이름
넣어두면 나중에 쓸 수 있는 것
이사 갈 집을 이미 계약하셨다면 그 사실과 지급한 계약금을 적어 두십시오. 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하여 그 계약을 지키지 못하면 계약금만큼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러한 손해는 상대가 그 사정을 알고 있었을 때만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에 “이미 새로운 집에 ○월 ○일 입주 예정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계약금 ○○○원을 지급하였는데,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면 계약을 지키지 못하여 계약금 상당액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적어 두는 것이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나중에 임대인이 그런 사정은 몰랐다고 하는 것을 막아 둡니다.
이건 인터넷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양식에는 없는 내용이고, 직접 쓰시는 경우에는 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흔히 빠뜨리는 것
- 흐릿한 해지 의사 — 연장은 생각이 없다는 정도로 적어서, 해지의 통지인지 그냥 의견인지 다투어지기도 합니다.
- 이사 예정일과 인도 방법 — 인도 전 점검을 어떻게 할지까지 남겨 두면 집을 비워 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 문서에 남습니다.
인터넷 양식을 그대로 쓰면
인터넷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양식은 대체로 계약기간이 만료된 상황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묵시적 갱신 중인지, 기간이 남았는지, 이미 끝났는지에 따라 써야 할 말이 다릅니다.
내 상황이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정리하고 문구를 맞추셔야 합니다. 헷갈리신다면 임대차계약서 한 장만 들고 법무법인 와이엔씨 천안사무소를 방문하여 주셔도 됩니다.
내용증명을 보냈는데도 보증금을 주지 않는다면

이사를 가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부터
보증금을 못 받은 채 이사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를 막는 제도가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임대차가 끝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면 신청할 수 없으므로, 계약이 끝났다는 점부터 분명히 해 두어야 합니다. 내용증명이 여기서도 쓰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계약이 끝났고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다
- 법원의 결정이 난다
- 등기가 실제로 마쳐진다
- 그 뒤에 이사한다
4번과 5번의 순서가 중요합니다. 신청만 해 놓고, 또는 결정이 났다고 하여 등기가 되기 전에 이사를 가게 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결정문을 받으셨으니 됐다고 생각하시고 짐을 빼려던 분을 붙잡은 일이 있습니다.

지급명령보다 소송을 권합니다
인터넷에서는 흔히 빠르고 싸다는 이유로 지급명령을 권하는 글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권하지 않습니다.
지급명령은 상대방이 지급명령을 송달받고 2주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야 효력이 생깁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이렇게 됩니다.
- 임대인에게 송달이 되지 않아 시간만 흘러간다
- 다툴 것이 전혀 없는 사안인데도 시간을 벌려고 이의를 낸다
- 이의가 들어오면 어차피 소송으로 넘어간다
빠르게 끝내려고 택한 절차가 오히려 몇 달을 잡아먹는 것입니다. 결국 처음부터 소송으로 가는 편이 빠릅니다.
기다릴수록 불리해집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상황은 대개 그 사람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뜻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다른 채권자가 붙거나 부동산이 처분될 수도 있습니다.
먼저 움직인 사람이 받고, 늦게 움직인 사람이 못 받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내용증명을 보내고 답이 없다면 그 다음 절차를 바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면 준다고 하는데 기다려야 하나요?
다음 세입자가 언제 들어오는지는 보증금 반환 시기와 법적으로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계약이 끝나면 임대인은 보증금을 돌려주어야 하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것은 임대인의 사정입니다.
기다려 달라는 말을 듣더라도, 혹은 임대인의 편의를 봐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의사는 의사대로 남겨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상담하다 보면 그 말을 믿고 여섯 달을 기다리시다가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다려 드리는 것과 요구하지 않는 것은 다릅니다.
문자나 카톡으로 요구해도 되나요?
의사를 전달했다는 점에서는 문자나 카톡도 내용증명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문자나 카톡은 상대가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중요한 의사표시일수록 내용증명이 안전합니다.
임대인이 우편을 받지 않으면요?
임대인이 내용증명을 받지 않으면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기다리지 마시고 소송 준비로 바로 넘어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소송에서는 송달을 강제할 방법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 내용증명에는 돈을 받아내는 힘이 없습니다. 계약이 언제 끝났는지를 증명하는 데 쓰입니다.
- 계약이 아직 남았다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묵시적 갱신 중이라면 이사일에서 3개월을 역산해 보냅니다.
- 이사 갈 집을 계약하셨다면 그 사실과 계약금을 반드시 적으십시오.
- 이사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의 등기가 마쳐진 다음에 나가셔야 합니다.
- 답이 없으면 기다리지 말고 소송을 준비하십시오.

보증금이 묶이면 생활 전체가 함께 묶입니다. 이사도 못 가고 새집 잔금도 치르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임대차계약서만 챙기시고 법무법인 와이엔씨 천안사무소를 방문하여 주시면,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할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근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6조의2, 제3조의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