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상대방에게 8천만 원을 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갚지 않겠다고 당당히 나왔습니다. 오랜 소송 끝에 결국 법원은 상대방에게 8천만 원과 이에 더하여 연 12%의 이자까지 지급하라고 판결하였고, 소송비용도 모두 상대방이 부담하게 하였습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결과가 모두 받아들여진 판결입니다.
현금보관증 대여금 8천만 원, 전부 돌려받으라는 판결

동업자에게 현금보관증을 받고 빌려준 돈
의뢰인과 상대방은 함께 사업을 하는 사이였습니다. 의뢰인은 사업에 돈을 대었던 투자자였고, 운영은 주로 상대방이 맡았습니다. 어느 날 상대방이 개인적인 이유로 의뢰인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차용증 대신에 ‘현금보관증’이라는 문서를 썼고, 의뢰인은 상대방에게 8천만 원을 빌려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상대방의 형편은 나아졌지만, 상대방은 빌려 간 돈을 돌려달라는 의뢰인의 요구를 거부하였습니다.

현금보관증 투자금 주장, 무엇이 문제였나
소송이 시작되자 상대방은 그 돈이 애초에 빌린 돈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사람이 쓴 것은 차용증이 아니라 현금보관증인데, 거기에 적힌 8천만 원은 바로 의뢰인의 투자금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이 사업자금에서 빼서 쓴 후, 다시 넣은 8천만 원이 바로 그 돈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제는 사업이 어려워 투자금을 대부분 잃었으니 돌려줄 돈이 없다는 것이 상대방의 결론이었습니다.

이 사건이 쉽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돈을 빌려주면서 작성한 것인데도 문서의 이름은 현금보관증이었습니다. 그 내용도 상대방이 돈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지, 상대방이 돈을 빌렸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동업 관계여서 서로 돈이 오간 일이 많아 그 성격이 섞이기 쉬웠습니다. 게다가 상대방이 같은 금액을 사업에 넣은 기록까지 있어, 상대방의 주장이 무척이나 그럴듯하게 들렸습니다.
왜 상대방은 투자금이라고 주장할까
대여금은 빌려 간 돈을 그대로 갚아야 하지만, 투자금은 투자한 대상이 성과를 내야 그 성과에 따라 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성과가 안 나서 오히려 손해만 있다면 투자금의 원금도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 대여금 | 투자금 | |
|---|---|---|
| 돌려받는 방식 | 빌려 간 돈을 그대로 갚아야 함 | 투자한 대상의 성과에 따라 회수 |
| 손해가 났을 때 | 그래도 갚아야 함 | 원금도 보장되지 않음 |
상대방은 이 돈이 투자금이니, 돌려주기 전에 사업을 정산하는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대로라면 의뢰인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정산한 뒤에 남는 몫만 기다리는 처지가 됩니다. 그런데 사업은 이미 좌초되어 투자금은 대부분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대여금과 투자금의 구분에 따라 8천만 원 전부를 돌려받느냐, 돌려받을 몫이 남지 않느냐가 갈리는 사건이었습니다.
재판부를 어떻게 설득했나
저희는 돈을 빌려준 그 순간만을 보지 않았습니다. 의뢰인과 상대방의 첫 만남부터 시작해서, 사업을 시작할 때, 그리고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의 흐름을 함께 들여다보았습니다. 두 사람이 각각 얼마를 넣고 얼마를 배당받았는지, 사업이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지를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재판부에, 이 돈이 투자금이라면, 의뢰인은 아무런 대가도 없이 홀로 8천만 원을 사업에 더 넣었다는 뜻이 됨을 보여주었습니다. 의뢰인은 약속한 출자를 모두 마치고, 추가 출자까지 한 상태였고, 그런 돈을 더 넣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상대방의 말에서도 모순을 찾아냈습니다. 상대방은 소송 전에 의뢰인이 돈을 갚으라고 하자, 아직 기한이 1년 남았다며 거절한 적이 있었습니다. 투자금이라면 있을 리 없는 갚을 날을 이유로 변제를 미룬 것입니다. 소송에서 ‘현금보관증이니 투자금’이라고 한 주장과는 맞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상대방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8천만 원을 빌려준 돈으로 인정했습니다.
현금보관증 효력이 걱정된다면
차용증이 아니라 현금보관증이라도, 돈의 성격은 문서 이름 하나가 아니라 거래 전체로 가려집니다. 다른 이름의 문서 때문에 효력이 걱정되신다면, 다툼이 시작되기 전에 함께 상황을 들여다보시길 권해드립니다.
